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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노트 3: 은희경눈송이 스튜디오/작가 노트 2021. 3. 3. 19:46
작가 노트 3 : 은희경 「우리는 왜 얼마 동안 어디에」 는 장편소설을 쓴 이후 처음 발표한 소설이다. 내가 서툴다고 생각되어서 얼마간 간곡한 마음으로 쓴 것 같다.사실은 쓰고 싶은 이야기가 따로 있었다.하지만 그 서투름과 간곡함이라는 두 개의 팬을 불안으로 달구며 번갈아서 나를 들볶다보니 시간이 흘러가버렸다. 이번 소설은 망했구나. 흠이 너무 두드러지지 않게 단순하게 쓰자. 그런데 자꾸만 길어지는 거다. 일시: 3월 11일(목) 저녁 8시-9시 30분 참가비: 1만5천원 신청방법: linktr.ee/onulbooks 링크를 통해 신청서 작성 후 참가비를 입금하시면, 신청이 완료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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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의 작가: 아니 에르노이달의 작가, 이 계절의 작가/2021 2021. 3. 2. 11:47
3월의 작가, 아니 에르노 Annie Ernaux, 1940- “항상 글쓰기를 생각하면 항상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는데, 바로 침수하는 장면이에요. 내가 아닌, 그러나 나를 거친 현실 속으로의 침수.” “글을 쓰는 것은 이름이나 사람으로서 흔적을 남기는 게 아닙니다. 시선의 흔적을 남기는 거죠.” -『진정한 장소』 중에서 그녀는 시작하는 순간, 늘 같은 문제에 부딪친다. 어떻게 역사적인 시간의 흐름과 사물들, 생각들, 관습들의 변화와 이 여자의 내면의 변화를 동시에 표현할 수 있을까. (...) 그녀의 가장 큰 고민은 《나》와 《그녀》 사이의 선택이다. 《나》 안에는 너무도 확고 부동한 것들, 편협하고 숨막히는 무언가가 있고, 《그녀》 안에는 너무나 많은 외재성과 거리감이 있다. 아직 존재하지는 않지만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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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의 작가: 조지 오웰이달의 작가, 이 계절의 작가/2021 2021. 2. 27. 17:43
2월의 작가, 조지 오웰 George Owell, 1903-1940 나는 앉아서 책을 쓸 때 스스로에게 ‘예술 작품을 만들어내겠다’고 말하지 않는다. 내가 쓰는 건 폭로하고 싶은 어떤 거짓이나 주목을 끌어내고 싶은 어떤 사실이 있기 때문이며, 따라서 나의 우선적인 관심사는 남들이 들어주는 것이다. 하지만 나는 미학적인 경험과 무관한 글쓰기라면, 책을 쓰는 작업도 잡지에 긴 글을 쓰는 일도 할 수 없을 것이다. 내 작품을 꼼꼼히 읽어보는 사람이라면, 노골적인 선전 글이라 해도 전업 정치인이 보면 엉뚱하다 싶은 부분이 꽤 많다는 걸 알 것이다. 나는 어린 시절에 갖게 된 세계관을 완전히 버릴 수도 없고 그러고 싶지도 않은 것이다. 계속 살아 있는 한, 그리고 정신이 멀쩡한 한, 나는 계속해서 산문 형식에 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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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란도란 소설 쓰기 워크숍눈송이 스튜디오/워크숍·강좌 2021. 2. 17. 19:55
책방오늘, 도란도란 소설 쓰기 워크숍 안녕하세요. 책방오늘, 최진영 작가님과 함께하는 도란도란 소설 쓰기 워크숍을 3월에 다시 엽니다. 줌을 통해 온라인으로 진행합니다. 서로의 얼굴을 마주하고 함께 이야기 나눠 보아요. 3월 9일부터 3월 30일까지, 매주 화요일 저녁 7시 30분, 총 4회 진행됩니다. 정원은 6명입니다. 워크숍 시작 30분 전에 줌 접속 링크를 메일로 보내드립니다. -일시: 3월 9일부터 매주 화요일 저녁 7:30(총 4회) -진행: 최진영 소설가 -정원: 6명 -참가비: 18만원 -준비물: 완성했거나 거의 완성한 단편소설 1편 -신청방법:신청서를 작성하신 후 우리은행 1005-503-535474 (주)책방오늘 계좌로 참가비를 입금해 주세요.(취소와 환불은 3월 2일 오후 5시까지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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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의 작가: 박완서이달의 작가, 이 계절의 작가/2021 2021. 1. 7. 17:03
1월의 작가, 박완서 朴婉緖, 1931-2011 이 큰 도시에 우리만 남아 있다. 이 거대한 공허를 보는 것도 나 혼자뿐이고 앞으로 닥칠 미지의 사태를 보는 것도 우리뿐이라니. 어떻게 그게 가능한가. 차라리 우리도 감쪽같이 소멸할 방법이 있다면 그러고 싶었다. 그때 문득 막다른 골목까지 쫓긴 도망자가 휙 돌아서는 것처럼 찰나적으로 사고의 전환이 왔다. 나만 보았다는 데 무슨 뜻이 있을 것 같았다. 우리만 여기 남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약한 우연이 엎치고 덮쳤던가. 그래, 나 홀로 보았다면 반드시 그걸 증언할 책무가 있을 것이다. 그거야말로 고약한 우연에 대한 정당한 복수다. 증언할 게 어찌 이 거대한 공허뿐이랴. 벌레의 시간도 증언해야지. 그래야 난 벌레를 벗어날 수가 있다. 그건 앞으로 언젠가 글을 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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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의 작가: 에이드리언 리치이달의 작가, 이 계절의 작가/2020 2021. 1. 7. 16:57
12월의 작가, 에이드리언 리치 Adrienne Rich, 1929-2012 난 난파선을 탐색하러 내려왔다. 단어들이 목적이다. 단어들이 지도이다. 난 이미 행해진 파괴의 정도와 그럼에도 살아남은 보물들을 보러 왔다. 난 손전등에 불을 켜 비춰본다 물고기나 해초보다 더 영원한 어떤 것의 측면을 따라 천천히 내가 찾으러 왔던 것. 그것은 잔해 그 자체이지 잔해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그 자체일 뿐 그것을 둘러싼 신화가 아니다. -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