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작가, 이 계절의 작가/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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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의 작가: 에이드리언 리치이달의 작가, 이 계절의 작가/2020 2021. 1. 7. 16:57
12월의 작가, 에이드리언 리치 Adrienne Rich, 1929-2012 난 난파선을 탐색하러 내려왔다. 단어들이 목적이다. 단어들이 지도이다. 난 이미 행해진 파괴의 정도와 그럼에도 살아남은 보물들을 보러 왔다. 난 손전등에 불을 켜 비춰본다 물고기나 해초보다 더 영원한 어떤 것의 측면을 따라 천천히 내가 찾으러 왔던 것. 그것은 잔해 그 자체이지 잔해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그 자체일 뿐 그것을 둘러싼 신화가 아니다. -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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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의 작가: 루시아 벌린이달의 작가, 이 계절의 작가/2020 2020. 8. 15. 18:39
8월의 작가, 루시아 벌린 Lucia Berlin, 1936-2004 루시아 벌린은 미국 서부의 탄광촌과 칠레에서 십대 시절을 보낸 뒤 스물네 살에 처음으로 소설을 발표했다. 전화 교환수, 병동 사무원, 청소부, 내과 간호보조, 고등학교 교사 등의 일을 하며 홀로 네 아들을 부양하는 가운데 밤마다 글을 썼다. 세 번의 결혼과 이혼, 알코올 중독, 평생 지속된 지병 속에서 77편의 빼어난 단편소설들을 발표했으며, 사후에야 '사람들이 예상치 못한 삶의 모습에 경탄하게 만드는'(뉴욕타임즈) 작가로 재발견되어 주목받았다. 국내에는 단편선집 『청소부 매뉴얼』, 『내 인생은 열린 책』이 출간되어 있다. * 하지만 우리는 지금 당장은 그날그날 생활의 무늬와 리듬을 따라 천천히 표류할 따름이다. 통증과 구토로 가득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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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의 작가: 백석이달의 작가, 이 계절의 작가/2020 2020. 7. 2. 19:26
7월의 작가, 백석 白石, 1912-1996 본명 백기행. 1912년 평안북도 정주에서 태어났다. 오산고보와 일본의 아오야마 학원을 졸업하고 조선일보 출판부에서 근무했다. 1930년, 1935년 조선일보 현상문예에 소설 「그 모母와 아들」, 시 「정주성」을 발표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1936년 시집 『사슴』을 간행했다. 해방 후 고향에 머물다 1996년에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 내가 이렇게 외면하고 거리를 걸어가는 것은 잠풍 날씨가 너무나 좋은 탓이고 가난한 동무가 새 구두를 신고 지나간 탓이고 언제나 꼭같은 넥타이를 매고 고운 사람을 사랑하는 탓이다 내가 이렇게 외면하고 거리를 걸어가는 것은 또 내 많지 못한 월급이 얼마나 고마운 탓이고 이렇게 젊은 나이로 코밑수염도 길러보는 탓이고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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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의 작가: 토베 얀손이달의 작가, 이 계절의 작가/2020 2020. 6. 10. 16:04
6월의 작가, 토베 얀손 Tove Jansson, 1914-2001 1914년 핀란드 헬싱키에서 태어났다. 15세 무렵부터 잡지 삽화를 그리기 시작했으며, 헬싱키와 스웨덴 스톡홀름, 프랑스 파리 등지에서 미술을 공부했다. 1945년 『무민 가족과 대홍수』를 출간하며 본격적으로 '무민' 시리즈를 발표하기 시작했다. 평생의 반려자 툴리키 피에틸레와 영감을 주고받으며 아동 문학뿐 아니라 소설, 미술 분야에서도 활동했다. 비록 고달프긴 했으나 흥미진진하고 파란만장한 삶이었노라고, 아주 행복한 삶이었고, 살면서 가장 중시했던 두 가지는 일 그리고 사랑이었노라고 자신의 삶을 돌아본 토베 얀손은 2001년 87세에 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 "사랑은 참 이상해." 소피아가 말했다. "사랑은 줄수록 돌려받지 못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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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의 작가: 비스와바 쉼보르스카이달의 작가, 이 계절의 작가/2020 2020. 6. 10. 14:59
5월의 작가,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Wislawa Szymborska, 1923-2012 1923년 폴란드 중서부의 작은 마을 쿠르니크에서 태어나, 여덟 살 때인 1931년 폴란드의 옛 수도인 크라쿠프로 이주하여 2012년 작고할 때까지 거주했다. 야기엘론스키 대학교에서 폴란드어문학과 사회학을 전공했다. 1945년 『폴란드 일보』에 시 「단어를 찾아서」를 발표하면서 문단에 데뷔한 뒤, 첫 시집 『우리가 살아가는 이유』(1952)부터 『여기』(2009)까지 모두 12권의 시집을 출간했다. 국내에는 시선집 『끝과 시작』, 서평집 『읽거나 말거나』, 유고시집 『충분하다』가 출간되어 있다. * 무엇 때문에 그 누구도 아닌 바로 이 한 사람인 걸까요? 다른 이가 아닌 오직 이 사람인 이유는 무엇일까요? 나 여기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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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의 작가: 아모스 오즈이달의 작가, 이 계절의 작가/2020 2020. 4. 11. 16:52
4월의 작가, 아모스 오즈 Amos Oz (1939-2018) 본명은 아모스 클라우스너. 1939년 예루살렘 시온주의자 집안에서 태어났다. 열두 살 때 어머니의 자살로 큰 변화를 겪었으며, 1954년 아버지에게 반항해 집을 떠나 키부츠 훌다에 들어가면서 히브리어로 '힘'을 뜻하는 오즈로 개명했다. 이후 30여년간 키부츠에서 글쓰기와 농사일을 병행했다. 예루살렘 히브리 대학교에서 히브리 문학과 철학을 전공했다. 1965년 『자칼의 울음소리』로 데뷔한 이후, 2018년 세밑에 세상을 떠날 때까지 『나의 미카엘』, 『블랙 박스』, 『사랑과 어둠의 이야기』, 『삶과 죽음의 시』, 『친구 사이』 등의 작품을 발표했다. * 난 그저 도입부, 예행연습을 겨우겨우 더듬어 해나가고 있을 뿐이고 앞으로 다가올 날에 해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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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의 작가: 메리 올리버이달의 작가, 이 계절의 작가/2020 2020. 4. 11. 15:42
3월의 작가, 메리 올리버 Mary Oliver (1935-2019) 1935년 미국 오하이오에서 태어났다. 열네 살 때 시를 쓰기 시작해 1963년 첫 시집 『항해는 없다 외』를 발표했고, 1984년 『미국의 원시』로 퓰리처상을, 1992년 『새 시선집』으로 전미도서상을 받았다. 한국에는 그의 산문들과 시를 묶은 『완벽한 날들』과 『휘파람 부는 사람』 그리고 『긴 호흡』이 번역 출간되어 있다. 메리 올리버의 시들은 자연과의 교감이 주는 경이와 기쁨을 단순하고 빛나는 언어로 노래한다. 스무 권이 넘는 시집과 산문집을 낸 메리 올리버는 예술가들의 고장 프로빈스타운에서 날마다 숲과 바닷가를 거닐고 세상의 아름다움을 찬양하는 시를 쓰면서 소박한 삶을 살았다. 2015년 플로리다주로 거처를 옮긴 그는 201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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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의 작가: 마르셀 프루스트이달의 작가, 이 계절의 작가/2020 2020. 2. 14. 16:22
2월의 작가, 마르셀 프루스트 Marcel Proust (1871-1922) 작가이자 평론가, 번역가. 1871년 파리에서 태어난 프루스트는 파리 근교에서 출생, 학업보다는 글쓰기에 관심을 보이며 문인, 화가, 음악가 들과 교류했다. 1896년 첫 작품집 『쾌락과 나날』 을 출간했고, 이후 존 러스킨의 작품을 번역한 『아미앵의 성서』, 『참깨와 백합』을 출간했다. 1909년,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집필을 위해 칩거를 시작했다. 1편 「스완네 집 쪽으로」는 여러 번의 퇴짜 끝에 자비로 출간했다. 2편 「꽃핀 소녀들의 그늘에서」로 공쿠르 상 등을 받았다. 1922년, 기관지염이 악화되어 폐렴에 걸리나 마지막까지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원고를 다듬다 11월 18일, 51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잃어버..